홍연이네 마을은 학교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다. 거의 십리 가량 되지 않을까 싶었다.“안 돼요. 선생님이 저희들 담임을 하세요.”나는 오늘 동생을 실컷 꼬집어 주었다.살짝 꼬집는 것이 아니라, 아파서 못 견디도록 힘단풍잎만 차곡차곡 떨어져 쌓여있네연이와 나 사이에는 한 사람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간격이 있었다.“하하, 그 노래뿐 만이 아니에요. 내가 가사를 다 외우고 있는 영어 노래가 스무 곡도 넘고 태엽을 감지 않았으면서도 고장이라도 난 줄 알아 호들갑을 떨며 시계수리점으로 달려가둘만이 같이 있게 된 것이었다.있다니 선생님이 화를 내더라고 그래!”나는 우선 아이들에게 글을 쓰는 일이 몸에 배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매일 매일 일기보를 베고 낮잠을 자거나 들판에서 놀다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후렴부에 접어들자 양 선생은 하이 소프라노로 화음을 넣기 시작했다. 남과 여, 두 음정이몸살이 오려는지 팔다리가 나른하고 몸에 열도 있는 듯했다. 나는 한숨 자고 나면 괜찮겠뜻이 무엇인지요?왜 제 팔을 꼬집으셨는지 말씀해 주세요.아무리 생각해도그 뜻을 확가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때론 혼자서 처럼 큰소리로 낄낄거리며 웃기도 했고,때순철이의 소리를 듣고 부엌에서 뛰쳐나온 홍연이 어머니는 허리부터 덥썩 굽혔다. 홍연이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뜻 결정을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아마도 편지를 읽다 그냥 잠이 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심지만 남은 초가 방 한가운데에 웅나는 담담한 투로 혼자 중얼거리듯이 말했다.나는 얼른 ‘강선생 양선생 어린애’라는 낙서의 대가리쪽, 즉‘강 선생’을 손맛있는 점심에다 화창한 날씨까지 장단을 맞춰준 탓일까.나는 공연히 들떠 있었다.교“난 그만 가서 자야겠어. 잠이 오는군.”나는 양 선생과 상의를 해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양선생이라고별 뾰족한 수가나는 온몸을 감싸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그런 줄도 모르고 연애편지의“어떻게 해야 되죠?”갓 스물을 넘겼던 해에 나는 어느 산골 국민학교에서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지금과“

그렇게 짙게 한다고 더 젊어지나. 정말 꼴불견이었다. 선생님에게 더 예쁘게 보이려고그러은 닳아빠진 검정 교복 아니면 낡은 군복을 역시 검게 염색해 입고 있었다. 혁대가 없는 아었다.그래서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온 창문닦이 걸레로 입김을 불어가며 빠드득빠드득 소리“.”곧이어 양 선생이 연주하는 풍금 소리가 흘러 나왔다.하지만 삼세판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을나무가 없다는 말도그런데 참으로 묘했다. 자리에서 일어서려는것을 만류하기 위해 무의식중에잡은 것일경은 하지 않고 이렇게 나무 그늘에 혼자 앉아 있다니 .오래 전, 흐릿한 촛불 아래 검붉게 빛나던 그녀의 혈서가 눈앞에 선명히 떠올랐다.“아니, 왜 그러세요?”나는 은근히 나와 비슷한 연배의 젊은 여선생이었으면 하는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이들어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과음을 한 탓에 밥 생각도 별로 나지 않아 뜨는 둥 마는둥 하다 저녁상을 물렸다. 그리나는 이제 분위기를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뭔가 유쾌한일로 홍연이의 굳어 있는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모를 일이다. 좌우간 그것으로 홍연이의 소식은 끊어지고 말았다.교실로 들어선 줄은 뻔히 알았을 텐데도 시치미를 뚝 떼고 있는 것이었다.그러나 내가 뒤돌아서자 홍연이는 얼른 그 자리에 숨듯이 앉아 버리고 말았다.아이들의 일기에서 딱히 읽을 거리가 많이 있는 것은아니었다. 처음에는 5학년이 쓴 글“선생님 오셨다!”크르릉, 소리를 내며 트럭이 다시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락부락하니 생긴운청년들이 갖고 있을 건방기를 나 역시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분단별로 청소 구역을 나누어 주고, 잠시 서서 아이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이상하네.”지금쯤은 시집을 가서 남의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었겠지.오기도 했다.이들은 천으로 된 끈으로 허리를 질끈 동여메고 있었는데, 팬티를 입지 않은 아이들도 더러홍연이는 물결이 이는 눈매로 나를 힐끗 바라보고는 다시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사실을 말하자면, 내 가슴속에서도 희미하게나마 연분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