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던져 주었다.서울역에 도착한 시각은 정각 오후 3시였다. 나는 버스에서 내려 입구로 향했다. 한창 붐비고 있어야 할 역 광장은 의외로 한산했다.나는 계속해서 다음 번호를 확인했다.녀석은 우리 뒤를 미행한 괴한이었던 것이다. 덕희는 다시 몸을 날려 녀석이 들고 있던 주사기를 빼앗았다. 그러자 놈은 손수레에 씌워져 있던 시트를 걷어내더니 안에 들어 있던 총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이연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것이었다. 녀석은 약물 투여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총을 가져왔던 것이었다. 이연이 비명을 질렀다.이제 우리의 위험한 장난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열차처럼 가속마저 붙어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열차의 탑승객은 덕희와 나 둘뿐이었다.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한없이 막연했으며 공식적인 기록들은 나를 28년이라는 세월을 무의미하게 소모해 버린 게으름뱅이로 규정 짓고 있었다.삼촌은 정신병원에 있어요.우리는 헤어졌다. 그리고 문형사는 저만치 사건 현장으로 가고 있었다. 그때 신참으로 보이는 형사 하나가 문형사에게 달려왔다.그때 옆에 서 있던 태경이 멋진 폼으로 총을 든 녀석의 손을 돌려찼다. 녀석은 비명을 지르며 들고 있던 총을 놓쳤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태경은 다시 한번 주먹을 날려 녀석의 얼굴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쩔 줄을 몰라하며 서 있는 나를 향해 덕희가 소리쳤다.이윽고 덕희가 입을 열었다.그제서야 나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을 기억해 냈다. 그들이 먹고 있는 음식들은 먹음직스러워 보이진 않았지만 허기진 내 위장은 그들 손에 들려 있는 하찮은 샌드위치라도 좋으니 넣어 달라고 보채고 있었다.@p 101는 게 있어요. 이상이 설계한 건물들 중에 E대 사회관이나 의주통 전매 공사 같은 곳은 미로처럼 설계되어서 2층으로 들어가면 3층이 나오고 3층을 걷다 보면 다시 2층으로 돌아온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실제 있었던 사건에 제가 좀 덧붙인 건데, 일제 때 총독부에서 일본인 사업가 요시무라 히데요라는 사람의 동양척
제기랄. 녀석들도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녀석들의 차는 훨씬 컸기 때문에 벽과 충돌하여 불꽃을 일으켰다. 하지만 놈들도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우리를 쫓아왔다.우리는 단숨에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금요일 저녁에 게시판에 올렸다.“아까 저한테 뭐라고 하셨는데 못 들은 것 같습니다.”사각이난케이스가걷기시작이다.(소름끼치는일이다)@p 44“숙여!”아비규환이 시작된다. 쇳물을 뒤집어쓴 인부와 일본군들은 비명을 지르며 죽어 가고, 살아 남은 사람들은 터널을 향해 달아나는 것이다.녀석은 다가오는 속도에 주먹을 실어 나를 공격하려 하고 있었다. 나는 막을 생각도 못하고 눈을 꼭 감았다.“나는 언젠가 나를 찾는 두 종류의 방문객이 있으리라 예상했지. 하나는 나를 죽이려고 찾아오는 불청객이고, 또 하나는 누군가 그 전설을 알려고 하는 자이지. 그런데 다행이도 자네들은 불청객이 아닌 것 같구먼.”그 말은 나와 태경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태경보다는 내가 더 놀랐을 것이다. 덕희는 진짜 안기부를 해킹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었다.우리가 들어선 건물의 복도는 엉성하게 켜져 있는 형광등과 닳을 대로 닳아버린 낡은 계단이 흉물스럽게 놓여 있었다. 복도를 메우고 있던 공기 속에서 태어나 처음 맡아 보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정중한 대접은 이게 마지막입니다. 돌아가십시오.새 담배에 불을 붙이며 내가 말했다.나는 가방에서 슈퍼에서 사온 캔 맥주와 오징어 그리고 자료를 꺼냈다.느낌이 들었다.“예! 바로 그겁니다.”카페 중앙에 자리 잡은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티니 글라스로된 원형 테이블이 둘러싸고 있었으며 테이블마다 작은 할로겐 램프가 음악과 술에 취한 사람들을 비치고 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선 라디오 헤드의 크립이 고막이 터져라 흘러나오고 있었다.@p 90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나의 몸에 감긴 쇠사슬을 떼어내듯 기지개를 켠 후 밖을 내다보았다. 택시는 색 바랜 낡은 빌라 앞에 멈춰 있었다.다급한 어조로 내가 물었다.“쿵!”덕희는 한술 더 떠 러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