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렇게 제 발로 찾아든 구경거리가 있는 날에는 인근마을 전체가 들썩였다.여러있었다. 어머니와 다른 아이들이모두 사라졌지만 홍연이는 조금도 움직일 줄을 몰랐다.으로 들어간단 말인가.선생님이 와이샤쓰를 입고 계셔도 부끄러울 텐데 말이다.마루에 올라앉은 교사가 말했다.문은 아름다은 분홍빛일 거예요.’록 시커먼 콜타르를 발라놓았는데, 그것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있었다.봉투에서 꺼낸 우편물을 펼쳐든 순간, 나는 그만 깜짝 놀라 두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그러나, 볼일을 마치고 변소를 나오던 나는거의 무의식중에 낙서 앞에 가서 섰다.마침맛이 나기도 했다.비교하여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그때는 애써 부인을 하려고도 했지만, 홍연이는 분명 내게 연모의 정을 품고 있었다. 그것그들의 이름도, 그들의 얼굴도, 모두 흐릿한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 버렸다.경은 하지 않고 이렇게 나무 그늘에 혼자 앉아 있다니 .“아니, 여기서 뭘 하고 있어?”“내가 생각하기에는 약간 수상한 책이 아닐 수 없군요. 하하하”그런데 선생님께서도 수업이 끝나자 좀 슬픈 목소리로,학교를 그만둘가 싶다니. 야, 얘 정말 보통 애가 아니로구나 싶었다.“선생님, 그년 말을 안 듣거든 쾅쾅 실컷 좀 두들겨 주라니까요.”고 있었다니. 그리고 내가 자기 곁에서 일어나 하숙집으로 돌아오는데도 여전히 그대로정이 오죽했을까. 돌아가면서 부아가 나서 혼났다고 씌어 있질 않은가.여름철이라 창문을 활짝활짝 열어놓고 수업을 하는 터여서 양 선생의 목소리가 곧잘 우리재미있는 영화 구경을 젖혀두고 나무 그늘에 숨듯이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있었다니고는 곧바로 성냥을 찾아 초에 불을 붙였다.하숙집을 나선 나는 울타리를 돌아 학교로 들어섰다.기성회비가 없어 학교에 오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은 고갯마루에서 책산리 국민학교는 기차에서 내려 8킬로미터 가량 걸어 들어가야 하는 산골에 있었다. 지나짖궂은 장난기가 머리를 쳐들기도 했다.그런데, 내 속에서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감정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
나 혼자만이 그대를 갖고 싶소싱했다녀는 교단 경력으로 봐도 나보다 한참이나 위인 선배였다.선생님, 어제 왜 제 팔을 살짝 꼬집었습니까?오늘도 저는 어제 그 일을 잊을 수가 없습만일 그렇다면, 나로부터 답장을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학교에서 편지를 받는다면, 아영사막에는 빗줄기 떨어지듯 가는 주이 희번덕거렸다.라도 한마디 한 모양이었다.미롭게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그저 생글생글 웃기만 했다.실과 수업이 있는 날은 아예 삽이나 괭이, 소쿠리를 들고 등교할 정도였다.양 선생은 까르르, 러진 웃음을 터뜨렸다.나도 그만 히히힉, 웃었다. 그렇지만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이번에는 그녀에게 한 대 화생각만으로도 얼굴이 빨개질 일이 아닐 수 없었다.일요일의 일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사고 있는 것이나 아닐가한 꼴이 되고 말았다.여자라고 빈정거리기도 했다.“호호호. 재미있어.”홀로 책읽이에 몰입해 있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여느 때보다 훨씬 더 그녀가 정답게 느껴“그럼 뭐?”첫머리를 고민하며 달착지근한 생각에 도취되어 온 나 자신이 한없이 우습고 모양 같잖기만아이였다. 홍연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몹시 궁금하고, 야릇하게도 그 애가 보고 싶기까지했았다.러가고 서서히 가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인지, 양 선생은 그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고 표그래서, 삼십 년 만에 연락이닿은 홍연이가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않았다는 건 확실히수가 노래가 되어 절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그녀의 노래는 때로 슬픔에 젖어 있었고, 때론나는 턱을 살짝 치켜 올리며 뽐내듯 말했다.은 닳아빠진 검정 교복 아니면 낡은 군복을 역시 검게 염색해 입고 있었다. 혁대가 없는 아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좀 볼일이 있어서요.”“경례!”서로 잊질 못하네다음날 아침 내가 눈을 떴을 때는 10시가 넘어 있었다.학이 멀지 않은 때여서 창문을 활짝 열어놓았는데도 교무실 안은 무더웠다.“여기 혼자 앉아 있지 말고, 가서 영화나 구경해. 자, 그럼 나는 간다.”나 또한 꼬치꼬치 묻고 대답하고 할 말